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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프 장례와 음악치료의 결합
    셀프장례 2025. 8. 18. 20:09

    음악은 죽음을 준비하는 가장 인간적인 언어다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자신의 마음을 정리할 방법을 찾는다. 어떤 이는 글을 쓰고, 또 어떤 이는 명상을 하지만, 음악만큼 직접적으로 감정을 울리는 도구는 드물다. 셀프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를 표현하는 도구이자 생애 마지막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장례식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단지 분위기를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상징하는 언어로 작용한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셀프 장례 과정에서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두려움과 아쉬움, 감사와 사랑을 음악 속에 담는다. 이 행위는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감정적 정리를 돕고, 남겨진 이들에게는 마지막 위로의 선물이 된다.

     

    셀프 장례와 음악치료의 결합

     

     음악치료가 셀프 장례에 적용되는 방식

    심리학에서 음악치료는 오랫동안 우울, 불안, 트라우마 회복에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 치료법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접목되고 있다. 셀프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곡들을 선별하고,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정리한다. 예를 들어 ‘삶의 회고 플레이리스트’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중요한 순간을 음악으로 엮어내며, 이는 개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또, ‘마지막 하루 명상 음악’은 죽음을 상상하며 두려움 대신 평온함을 느끼게 돕는다. 음악은 억눌린 감정을 끌어내고, 슬픔을 승화시키며, 자기 수용의 단계를 빠르게 이끌어낸다. 셀프 장례와 음악치료의 만남은 단순한 장례 절차를 넘어선, 심리적 회복과 자기 통합의 도구다.

     

    플레이리스트는 삶의 기록이자 감정의 지도다.

     

    사람이 직접 고른 플레이리스트는 곡 목록을 넘어, 한 개인의 삶을 반영하는 정서적 아카이브가 된다. 어떤 이는 부모와 함께 들었던 음악을 선택해 가족애를 표현하고, 또 어떤 이는 젊은 시절 자신을 지탱해 준 노래를 넣어 자기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곡 하나하나가 기억과 연결되며, 플레이리스트는 그 사람의 내면을 해석할 수 있는 ‘감정 지도’로 기능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플레이리스트가 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장례식에서 그 음악이 울려 퍼질 때, 유족은 단순히 이별의 아픔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고인의 삶과 감정을 공유하며 깊은 공감과 위로를 얻는다. 결국 플레이리스트는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연결하는 정서적 다리이자, 죽음을 인간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중요한 매개체다.

     

    음악과 함께하는 셀프 장례의 확장 가능성

     

    앞으로의 장례문화는 점점 더 개인화, 예술화, 디지털화될 것이다. 특히 음악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고인이 생전에 직접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유족과 온라인으로 공유하거나, 디지털 메모리얼 플랫폼을 통해 추모 음악회를 여는 방식은 이미 해외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는 장례가 단순히 슬픔의 의식이 아니라, 삶을 기념하고 치유하는 문화적 이벤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웰다잉 교육과 셀프 장례 워크숍이 확산되면서, 음악치료와 결합한 셀프 장례가 점차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죽음을 준비하는 마지막 순간,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정리하고 존엄을 지키며, 사랑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가장 인간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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