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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서도 가능한 셀프 장례 준비 체크리스트
    셀프장례 2025. 7. 5. 04:19

    ‘내 마지막을 내 손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즘은 ‘장례 준비’도 셀프 시대입니다.
    특히 1인 가구, 비혼, 무자녀, 혹은 가족과의 왕래가 드문 분들 사이에서는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점점 보편적인 흐름이 되고 있죠.
    “남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지막을 정리하고 싶다”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셀프 장례 준비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혼자서 장례 준비를 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셀프 장례,
    지금부터 하나하나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정리해드릴게요.

    혼자서도 가능한 셀프 장례 준비 체크리스트

     

     마음의 준비와 방향 정하기

    장례 준비의 시작은, 사실 자신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어렵고 낯선 이야기지만, 그 시작이 되어야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생략할지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 나는 어떤 방식의 장례를 원하나요?
    (예: 전통식, 가족장, 무장례, 수목장 등)
    □ 장례가 필요한가요, 혹은 생략해도 될까요?
    □ 내 죽음에 대해 누구에게 알리고 싶은가요?
    □ 종교 의식은 필요할까요? 없다면 대체할 수단은?
    이 단계는 감정적으로 복잡할 수 있으므로
    엔딩노트나 죽음 관련 에세이를 읽으며 천천히 마음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정리한다는 것’은 오히려 지금의 삶을 더 소중하게 만드는 경험이 되기도 하니까요.

     


    문서 준비와 법적 절차 체크리스트

    본격적인 실무 준비는 각종 공식 문서 정리로 시작합니다.
    이 단계는 향후 가족·지인과의 분쟁을 줄이고
    내 뜻이 법적으로 존중받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 유언장 작성
    → 자필, 공정증서, 녹음 방식 중 택 1
    → 재산 분배, 상속인 지정, 사후 희망사항 기재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 연명치료 거부 여부 및 호스피스 여부 명시
    → 보건소나 지정 등록기관에서 작성 가능

    □ 장기기증 희망 등록 여부 확인
    → 질병관리청, 녹십자, 병원 등 등록처 다양

    □ 상속자 외 처리자 지정 필요 여부
    → 예: 디지털 자산, 비상금, 반려동물 돌봄 위임

    □ 신분증, 통장, 등기, 보험 등 정리 목록 만들기
    → 어떤 자산이 어디에 있는지 목록화
    → 중요 문서는 사본을 만들어 별도 보관

    법적 문서는 작성만큼 보관 방식도 중요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 변호사, 혹은 등기소 등을 활용해
    사망 이후 누군가가 열람할 수 있도록 루트를 확보해 두세요.

     

    장례 방식과 사후 계획 구체화

    이제는 실제 장례와 관련된 실행 준비 단계입니다.
    이 부분은 혼자 준비할수록 구체적 계획과 메모가 중요합니다.

    □ 장례 방식 결정
    → 일반식, 가족장, 수목장, 화장, 무장례 등 중 택 1
    → 필요 시 생전 계약 가능 (장례식장·수목장 등)

    □ 부고 대상자 리스트 작성
    → 연락처 포함해 엑셀로 관리해두면 유용
    → 이메일, 문자 발송 대행 서비스도 가능

    □ 장례비용 마련 계획 수립
    → 장례보험 가입 여부, 저축, 별도 계좌 등
    → 유언장에 비용 분배도 함께 명시

    □ 영정사진 준비
    → 생전 촬영 또는 마음에 드는 사진 지정
    → 파일/인화본 형태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달

    □ 장례식 분위기, 음악, 유언 영상 등 지정
    → 내가 원하는 느낌으로 마지막을 남길 수 있음
    → 종교 없이 진행할 경우 더욱 중요함

    □ 디지털 유산 관리
    → 이메일, SNS, 클라우드 정리
    → 계정 삭제 대행, 비밀번호 노트 별도 보관


    이 항목들은 종이에 쓰기보다 클라우드 기반 파일로 정리해두는 것이
    잊어버리거나 유실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보관과 도움 요청 준비

     



    혼자 준비하더라도 결국 최소 1명 이상에게는 나의 죽음 이후를 맡겨야 합니다.
    그게 가까운 친구일 수도, 담당 공무원일 수도 있습니다.

    □ 신뢰할 수 있는 1인 지정
    → 장례를 진행하거나 문서를 열람해줄 사람
    → 지인, 법무사, 후견인 등 가능

    □ 내가 준비한 문서 전체 요약본 1부 만들기
    → 어떤 문서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한눈에 보기
    → USB, 클라우드, 이메일 등 백업 권장

    □ 반려동물, 거주지, 자산 정리 등 위임 내용 정리
    → 유언장 외에도 ‘생활형 죽음 준비’는 필수

    □ 지역 행정복지센터 또는 비영리단체 상담 연결
    → 고독사 예방 사업, 장례 지원 연계 가능
    → 서울시·부산시 등 일부 지자체는 생전 장례 연계 서비스 운영


    혼자 준비하는 장례는 결코 쓸쓸하거나 위험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단지 ‘떠나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떠난 뒤에도 나답게 존재하는 방식’**을 설계하는 일이죠.

     


    마무리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은 곧 삶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셀프 장례 준비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정리해두면, 그 자체로 삶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고 마음의 평온이 찾아옵니다.

    혼자이기에 더 미뤄뒀던 일이라면,
    이제는 혼자이기에 더 먼저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를 위한,
    그리고 나 없이도 괜찮을 세상을 위한 준비.
    오늘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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